<<무빙>> 속 히어로들은 왜 싸워도 머리가 안 망가질까
<<무빙>>을 보다가 문득 이상한 걸 발견했다. 장주원이 맨몸으로 건물 외벽을 타고, 봉석이 빗속에서 몇 명을 연속으로 상대하고 나서도, 머리카락은 거의 제자리에 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면 당연히 땀과 습기로 완전히 무너졌을 텐데. 처음엔 그냥 드라마니까 넘겼는데, 스타일리스트가 어떤 제품을 썼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땀에도 안 무너지는 헤어 스타일링. 이게 히어로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여름 한복판에 하루 종일 외근을 해야 하는 사람, 오전 미팅부터 저녁 자리까지 이어지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무너지지 않는 헤어, 그게 핵심이다.
폭염과 습도가 헤어 스타일링을 망치는 방식
여름 헤어 스타일링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땀 때문만이 아니다. 습도가 높아지면 모발 자체가 수분을 흡수해 팽창하고, 아침에 공들여 잡아놓은 방향이 흐트러진다. 거기에 땀까지 더해지면 제품이 흘러내리거나, 반대로 떡져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여름철 스타일링 제품을 고를 때는 세 가지를 동시에 보는 게 좋다. 습도에 버티는 고정력, 땀을 흘리고 씻어낼 때 두피에 자극 없이 깔끔하게 제거되는 세정 편의성, 그리고 너무 딱딱하게 굳어버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질감. 세 가지가 모두 맞아야 하루를 버틸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한국 남성 헤어 트렌드는 요즘 매트하고 묵직한 스타일보다 약간의 광택이 살아있는 웨트 텍스처 쪽으로 흐르고 있다. <<무빙>> 속 히어로들의 헤어가 자연스러워 보이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너무 빡빡하게 고정된 것보다 촉촉하고 가볍게 살아있는 쪽이 훨씬 자연스럽고 오래간다.
제품 유형별로 알아야 할 것들
같은 "헤어 스타일링 제품"이어도 제형에 따라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진다. 종류가 많아서 헷갈리는 분들을 위해 정리해봤다.
헤어왁스 — 지금 가장 많이 쓰이는 이유
현재 남성 헤어 스타일링 시장에서 가장 넓게 쓰이는 건 왁스다. 특히 갸스비 무빙러버 시리즈는 라인업 자체가 꽤 세분화돼 있어서, 원하는 질감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중에서 스파이키엣지 타입은 이름처럼 머리카락 끝 가닥가닥을 살려서 날카로운 포인트를 만드는 데 맞춰져 있다. 잔머리를 눌러주는 픽서 기능도 겸하고 있어서, 헤어라인 주변이 정리되지 않아 답답했던 분들에게 반응이 좋다. 실제 후기들을 보면 "아침에 정리하면 바람 불어도 안 무너진다"는 이야기가 많다. 단, 소량만 써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조금 욕심 부려서 많이 바르면 뻣뻣하게 굳어버리고, 그게 바로 흔히 말하는 "떡진 머리"의 원인이 된다.
무빙러버 쿨웨트 타입은 결이 다르다. 반짝이는 광택이 살아있는 웨트 스타일, 가르마를 잡거나 정돈된 실루엣을 원하는 분들에게 잘 맞는다. 모발이 얇고 힘이 없는 경우에도 부드럽게 볼륨을 살릴 수 있고, 짧은 스포츠커트를 제외하면 웬만한 길이에 다 쓸 수 있다. 5대 5 가르마를 기준으로 양쪽 모발을 손가락으로 쥐듯 잡아올리면 손쉽게 볼륨이 생긴다.
강력한 고정력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포마드 계열로 가야 한다. 그라펜 해수 포마드 헤어왁스는 식물성 오일이 들어 있어서 윤기가 살아있으면서도 여름 습도에 무너지지 않는 고정력으로 알려져 있다.
왁스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팁 하나. 처음 쓰는 사람일수록 "조금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멈추는 게 맞다. 부족하면 더 바르면 되지만, 많이 바른 왁스를 빼내기는 힘들다.
헤어젤 — 완벽한 고정이 필요할 때
젤은 왁스가 대세가 되기 전부터 쓰이던 제형이다. 바를 때는 촉촉하게 발리지만 건조되면 단단하게 굳기 때문에 한번 잡아둔 스타일이 오래 유지된다. 한 번 스타일을 잡으면 바꾸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무너짐이 없다는 뜻이다.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모발이 완전히 마른 상태보다 약간 수분이 남아 있을 때 발라야 고정력이 더 잘 산다는 것. 완전 건조 상태에서 바르면 뭉쳐서 떡진 느낌이 강해진다.
일명 "올백" 스타일이나 머리를 완전히 뒤로 넘기는 스타일에서는 젤이 여전히 왁스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다. 특히 정장 착용이 많거나 격식 있는 자리가 잦은 남성들에게는 여전히 현역이다.
무스 — 볼륨이 필요한 머리카락에
무스는 거품 제형이라 처음 사용하면 낯설 수 있다. 머리숱이 적거나 가늘고 힘이 없는 모발에 볼륨을 주는 데 잘 맞는다. 사용법은 통을 잘 흔든 뒤 손바닥에 적당량의 거품을 덜어 모발 전체에 펴 바르고, 손가락으로 원하는 방향을 잡아주면 된다. 모근 쪽에서 끝 방향으로 발라주면 볼륨이 더 잘 산다.
무스는 젖은 머리에 바로 쓰는 웨트 타입과 완전히 건조된 후에 쓰는 드라이 타입으로 나뉘기 때문에, 구매 전에 자신의 루틴에 맞는 쪽을 고르는 게 좋다. 다만 세팅력이 강해지는 만큼 잘못 바르면 머리카락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처음엔 소량씩 늘려가며 감을 잡는 걸 권한다.
헤어스프레이 — 마무리 단계에서 쓰는 고정제
스프레이는 다른 제품으로 스타일을 잡은 뒤 마지막 고정 단계에서 활용하거나, 외출 후 중간에 간단히 보정할 때 편리하다. 손에 묻힐 필요 없이 뿌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휴대하고 다니면서 사용하기 좋다.
다만 두피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5~30cm 정도 거리를 두고 전체적으로 고르게 분사하는 게 기본이다. 그리고 스프레이 성분이 두피에 쌓이면 세정이 번거로워지는 단점도 있어서, 단독 제품보다 보조 역할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에디터 추천 조합
땀 많은 여름 외근족에게
왁스 단독보다 조합이 낫다. 포마드 계열 왁스나 스파이키엣지처럼 고정력이 강한 왁스를 소량 바른 뒤, 외출 전 헤어스프레이로 마무리하면 하루 내내 스타일 유지가 훨씬 안정적이다. 포마드에 히알루론산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건조함 없이 촉촉한 질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이 있다.
얇고 힘없는 모발에게
쿨웨트 타입 왁스나 무스가 더 잘 맞는다. 둘 다 모발을 무겁게 누르지 않으면서 볼륨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무스는 모근 쪽을 세워주는 효과가 있고, 쿨웨트 왁스는 광택과 가르마 스타일을 동시에 잡고 싶을 때 선택지가 된다.
파우치에 하나 들고 다닐 제품을 찾는다면
갸스비 스파이키엣지 80g 사이즈는 파우치에 쏙 들어간다는 게 자주 언급되는 장점이다. 점심 이후 머리가 눌렸을 때 간단히 보정하기에 딱 맞는 크기다. 물론 양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는 건 외출 중에도 마찬가지다.
히어로도, 보통 사람도 같은 조건이다
<<무빙>>의 장면들이 인상적인 건 단순히 액션 때문만은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조건에서 버티는 인물들이 그럼에도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설정이 묘하게 설득력 있게 보였다. 헤어도 그 설정의 일부였을 것이다.
현실에서 액션 히어로처럼 움직일 일은 없더라도, 여름 폭염 속에서 하루 일정을 버텨야 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퇴근 전까지 머리가 살아있을 수도 있고, 점심 이후 이미 무너져 있을 수도 있다. 드라마 속 히어로들의 헤어를 보면서 괜히 제품을 찾아보고 싶어진다면, 그건 충분히 현실적인 이유다.
글: Jacky — 제주·서울, KStoryWorld 운영자